狂冬之歌(광동지가) - 미친 겨 ... - 1부

구하라 0 31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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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은 불공평해...


나에게는 더욱...


더 이상 이런 식으론 살고 싶지 않아...


돌아가고 싶어...


이제...


돌아가고... 싶어...






비가 내리고 있다. 비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더럽혀진 영혼을 씻어내기라도 하려는 듯이... 세상에 깃든 죄악을 씻어내려는 듯이...






" 안녕하세요. "




" 많이 젖었네? 무슨놈의 겨울 날씨가 이모양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네 그려... "




이제 막 오십 문턱을 바라보기 시작한 주현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소정을 측은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그녀에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알 수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.




" 네, 그렇네요. "




" 이리 와서 몸 좀 녹여. 그러고 있다간 얼어 죽기 딱 좋겠구만. "




" 네, 사장님 "




소정은 우산과 핸드백을 내려놓고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고는 사무실 한가운데 놓여 있는 석유난로에 가까이 다가갔다. 소정이 다가오는 것을 본 주현은 가장 따뜻한 방향을 내어주며 한쪽으로 옮겨 앉았다.




" 그래도 그렇게 고생하면서 감기 한번 안 걸리는걸 보면 대단해. 근데 그 녀석은 좀 어때? 이제 좀 나아진거야? "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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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계속 그렇죠 뭐... "




" 니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는지는 몰라도 이건 너무한거야. 암! 너무한거지. "




" 그만하세요. 전 아무렇지도 않은걸요. "




애써 밝은 목소리를 내며 대답을 했지만 소정의 초점없는 눈은 뜨거운 열기에 일렁이는 난로 위쪽의 허공을 향해 있었다.




" 이제 곧 나아지겠죠... "




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소정의 머리속에서는 자신의 바람이 헛된 희망일 뿐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고 있었다. 자그마치 2년 동안이나 계속된 일이었다. 이제 지칠 때도 되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지만 결코 포기할 수는 없었다.




" 정말 춥네요. 오늘 새로 들어온 일들이 있나요? "




나쁜 생각을 자꾸 하면 모든 일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믿고 있는 소정은 머리속의 생각들을 털어내려는 듯 한차례 과장되게 몸을 떨고 주현을 향해 물었다.




" 글쎄... 뭐 경기가 좋질 않으니 다 고만고만한 일들 뿐이구만. "




" 네에. "




일부러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던 노력조차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시작부터 꼬이고 있는 하루였다.




" 그런데... 이상한 일이 하나 들어오긴 했어... "




" 이상한 일이라뇨? "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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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현은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수북이 쌓여 있는 서류더미들을 뒤지기 시작했다.




" 아, 여기있구만. 한번 읽어봐. "




소정은 주현이 찾아서 건내주는 팩스용지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.




" 사실 이상한 것도 아니지. 세상이 이 모양인데 그런 일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어? "




" 세상에... 이게 얼마에요? "




종이 위에 적혀 있는 금액을 본 소정은 놀란 눈으로 주현을 쳐다보며 되물었다.




" 쯧쯧... 누가 장난을 친건지... 아니면 정말 그런 미친놈들도 있는건지... 그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누가 믿겠어? 안그런가? "




주현은 종이위에 적힌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혀를 차며 예의 그 불만스런 말투로 말을 했다.




" 행여라도 돈에 욕심을 내지는 말어. 그만한 돈을 준다면 다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 하는 법이야. "




"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. "




관심 없다는 듯한 그녀의 대답과는 달리 그녀의 시선은 종이 위의 금액이 적혀있는 곳에서 떠나질 못하고 있었다.






" 민우야 오늘은 말이지 우산을 가지고 나갔는데도 몽땅 젖어 버린거 있지? 올해는 장마철에도 이렇게 비가 내린 적이 없는데 말이야. 정말 이상하지 않니? "




소정은 양손으로 꼭 쥐고 있던 민우의 손을 가만히 놓으며 말했다.




" 고마워. 손이 얼어버린 것 같았는데... 네 덕분에 따뜻해졌다. 헤헤... "




살며시 민우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던 소정은 갑자기 들려온 전자음에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. 그녀의 시선에 들어온 기계의 화면에는 며칠 동안 보아오던 숫자보다 한참이나 낮아진 숫자가 표시되고 있었다.






" 도저히 가망이 없는 건가요? 제발.... 어떻게든 해주세요. 선생님, 제발... "




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온 의사는 소정의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민우의 상태를 살펴보았다.




" 몇 번이나 말씀 드렸지만 여기서는 불가능합니다.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요. 미국에서도 단 두번밖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... 휴우~ "




의사는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소정이 답답한 듯 한숨을 내 쉬며 말꼬리를 흐렸다.




" 정 원하신다면 미국의 병원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. 그곳이라면 약간의 가망이라도 찾을 수 있을테니까요. "




" ...... "




수술을 한다고 해도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살아날 수 있다고 해도 엄청난 수술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소정에게는 지금까지 미국으로 간다는 얘기 따위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문제였다.




" 길어야 한달입니다. 지금이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게... "




" 돈이 필요하겠군요... 그것도 아주 많은 돈이... "




소정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의사를 바라보았다.




" 만약... 만약에... 절... "




" 네? "




" 아무것도... 아무것도 아니에요. "




들어갈 때 보다 더욱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병원을 나서는 소정의 머리위로 아침부터 계속된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었다. 소정은 우산을 펼 생각도 하지 않고 힘겹게 발걸음을 떼어놓았다. 얼마 가지 못해 힘겨운 듯 걸음을 멈춘 소정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민우가 누워있는 병실 쪽을 바라보았다.






" 하아... "




소정은 벌써 열번이 넘게 수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. 밖에서는 끊임없이 시끄러운 빗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고 그녀의 왼손에는 오전에 사장으로부터 받은 팩스용지가 들려있었다.




" 그래... 아무에게나 몸을 파는 창녀보다는 낫겠지... "




공중전화기의 버튼을 눌러가는 그녀의 손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.




[ 여보세요. 최기선입니다. ]




[ 여... 여보세요...? ]




[ 누구십니까? ]




[ 저... 소개소에서... ]




[ 면접은 내일 오후 1시부터고 장소는 XX빌당 10층입니다. 최대한 간편한 복장으로 오시면 됩니다. 그럼. ]




지극히 사무적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어졌다. 상대의 마지막 목소리는 소정의 긴 망설임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. 하지만 지금 소정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이나 자존심보다는 2년째 병실에 누워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민우의 생명이었다.






" 23번 박지연씨 들어오세요. 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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